Heo Ji-woong Instagram – 어제 여덟시에서 아홉시 사이. 달 보셨나요.
말 그대로 붉은 달. 블러드 문이었습니다.
개기월식이었는데요. 그냥 개기월식이 아니라
천왕성이 달 뒤로 사라져 완전히 겹쳐지는 행성 엄폐현상까지 같이 벌어졌습니다.
어제도 전해드렸듯이 이렇게 개기월식과 엄폐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일은
200년 후에야 다시 관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.
200년 후면 지금 우리 행성을 가득 메워
사랑하고 어울리고 다투고 등 돌려 살아가는 모든 이들 가운데
누구도 남아있지 않겠지요.
200년이라는 숫자의 무게.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의 굴레.
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사정과는 무관하게 언젠가 다시 벌어질 일이라는 것.
제가 우주과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럴 때 느껴지는 경외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.
인간이 무슨 수로 겸허하게 살지 않을 수 있을까요.
우리 생에 다시 보지 못할 어제의 달을 떠올리며.
#허지웅쇼 #sbs라디오 | Posted on 09/Nov/2022 06:44:5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