연주자는 함부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. 굉장한 속도와 정확도로 테크닉의 정수를 보여주는 연주자가 있는가 하면, 몇 안 되는 음으로 눈물을 흘리게 하는 그런 감동을 주는 연주자도 있습니다. 내가 느끼는 승호 형의 드럼 연주는 “굳이” 따지자면 후자에 가깝습니다. 형의 빠르고 힘이 넘치는 드럼 연주에 가려진 뒷 면엔, 제가 경험해본 수 많은 드러머들에게 한 번도 느끼지 못 한 승호 형만의 그 에너지가 있기 때문입니다. 이상하게도 승호 형과 함께하는 연주는 늘 즐겁고 웃게됩니다. 승호 형은 제게 그런 연주자입니다. 나쁜 의도를 품고 연주하는 연주자는 없습니다. 음악을 사랑해서 시작한 연주자 우리들은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비난하고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. 역겨운 가면 뒤에 숨어서는 더더욱이요. 이제 갓 시작한 초보 연주자들에게도 그들의 빛나는 꿈과 각오를 응원하듯이, 어느 경지에 오른 연주자들에게는 시기 질투보다는 그들이 밟아온 연주자로서의 삶을 Respect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. 혐오의 시기라고들 합니다. 이 더러운 물결이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했던 연주자 사회 안으로도 침투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고 무겁습니다.